웹질을 하다가 우연히 헤닝 만켈이라는 작가를 알게됐고 3권을 연속으로 보게됐다. 3권의 책은 모두 "발란더"라는 수사관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물 중의 일부다(총 아홉개라고 하는데, 국내에는 그중 5권이 번역된듯하다).
첫 느낌은 '낯설다' 정도?. 스웨덴을 배경으로 한 소설은 처음 읽어보는 것 같은데, 이름이나 지명을 잘 기억할 수가 없었다.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 한참만에 등장하면 누구였더라하는 상황에 계속 생겼다(특이한 건, 손으로 끝나는 이름이 많았다. 오케손, 마틴손, 한손등).
주인공 발란더는 꽤 유능한 수사관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허술하다. 가정 생활에 문제가 있고(대부분의 경찰은 다 그렇다) 체중조절에 실패해 당뇨로 고생중인데다가 성격도 까칠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워크홀릭 경찰들처럼(CSI의 3 반장등) 수사에는 집착에 가까운 면모를 보인다.
이 시리즈는 기존의 범죄(추리?)소설과 다른 면모를 몇가지 가졌다. 우선은 사회문제와 밀접한 관계를 가졌다는 점이다. 인종차별이나 여성학대같은 주제들은 그럴싸한 꺼리처럼 보여도 깊이를 갖기 어려운데, 이런 것들이 소설 속에 잘 녹아 있다. 그래서인지 사건이 해결되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 들때가 있다. 또한 발란더는 엉망이된 식구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하고, 점점 폭력적으로 변하는 사회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다.
이 책들을 보면서 생긴 놀라운 경험중에 하나는 희생자들의 시신을 대하는 태도다. 이 소설에 나오는 경찰들은 시신을 대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는데 이는 범죄를 더욱 잔인하게 보이도록 만들고, 시신을 한때 나처럼 살아있던 사람으로서 인식하게 만든다. CSI의 부검을 보면서 밥을 먹는 나로서는 상당히 색다른 경험이었다. CSI 식으로 보면 범죄의 현장은 정복해야할 목표중에 하나고 시신은 증거를 찾기 위한 도구에 불구한데, 표현을 약간 바꿈으로써 완전히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건 생각해볼만하다.
당연히 이러한 것들을 떠나서 범죄 소설로서의 재미도 충분하니 일독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