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bus A380
지난 10월 25일 싱가포르항공 소속의 A380이 최초로 상용 운행에 성공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인지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27, 28일에 연이어 A380에 대한 내용을 방영했다. 2년이나 지연이 된데다가 이 프로젝트에 Airbus의 사활이 걸려 있어 뒤뚱거리는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이 꽤나 많았다. 시청 소감은 '모든 프로젝트는 똑같은 문제점을 가진다'로 요약할 수 있다.
일단 A380 프로젝트의 지연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면 최초 예상 납기일에서 2년이 늦어졌다. 개발 지연으로 인한 비행기 인수는 3번에 걸쳐 - 6, 6, 12개월 - 2년 가까이 미루어졌고, 이 기간 동안에 2명의 CEO가 잘렸으며 68억 달러(프로젝트 총 소요 비용은 188억 달러)의 예산이 초과되었다.
가장 큰 지연 이유는 전기 배선wiring 때문이라고 한다. 전선 때문에 100억 달러짜리 프로젝트가 연기됐다고 하면 좀 웃기기도 한데 실제로 들여다 보면 심각한 문제다. A380에서 사용되는 전선의 길이는 총 530Km에 달하고 500석이 넘는 좌석에 꼼꼼히 배치를 해야 한다. 프랑스와 영국(나라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의 서로 다른 디자인 부서에서 호환이 안 되는 프로그램1으로 설계를 했고, 이 문제는 프랑스의 툴레즈 공장에서 최초로 시제기를 조립하면서 알려졌다고 한다.
이 문제의 배경에는 A380 프로젝트의 (나로서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개발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A380의 개발은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 분산된 여러 개의 Airbus 지사에서 이루어지며 육로와 해로를 이용해 각각의 부품을 수송한 후에 프랑스의 툴레즈에 있는 공장에서 최종 조립을 하게 된다.2
물리적으로 엄청나게 떨어진 곳에서 다른 국가의 사람들이 일하는데 최종 조립까지 이를 검증 할 방법이 없었다고 한다면 이는 예고된 재앙이 분명하다.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를 꼽으라면 난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망설임 없이 선택할 것이다. 저 두 가지중 하나라도 부족한 프로젝트는 절대로 성공 할 수 없다. 디자인 팀간의 커뮤니케이션 실패는 A380 프로젝트 전체의 실패를 불러 올 수도 있었다.
다른 국가에 존재하는 두 개의 디자인 사무실이라는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방법을 선택했다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더 각별하고 세심한 과정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같은 사무실에 안에서 바로 옆자리에서 일어나는 일도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프로젝트의 핵심 요소가 분명하다.
뱀다리:
툴레즈에서 모든 부품을 모아서 최종 비행기를 생산하는 방식은 소프트웨어서 말하는 대통합과 비슷하다. 이러한 방법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S/W분야에서는 빠른 출시와 잦은 통합이라는 방법을 사용하지만 비행기를 조립하는 과정에서 잦은 통합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는 몰라서 글에서 제외시켰다. 사실은 ‘커뮤니케이션’과 ‘잦은 통합’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는데, 지식이 짧다.
----
1. CATIA. 프로그램이 구리다는 건 절대 아니다. 단지 서로 호환성이 없는 버전을 사용했을 뿐이다.
2. 이것도 할 얘기가 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부품 이동 과정이 난리도 아니다. 양 날개 길이가 79.8m – 동체의 단면 넓이가 7.19m니 날개 한 개의 길이가 최소 36m는 될 듯 – 나 되는데 이걸 육로로 수송한다고 상상해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