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럼을 쓰다보니 그 기저에 깔린 사상은 예전에 도덕인지 윤리인지 모를 과목에 나왔던 북한의 자아비판과 다를게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요즘에도 도덕이라는 과목이 있을려나).
공개적인 자리에서 하찮은 이유로 일을 못했음을 알리는 수모와 굴욕은 자아비판과 다를게 없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에 예외가 있듯이 이 굴욕적인 자아 비판이 대수롭지 않게 변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모든 참여자가 이 공개적인 자아비판을 단순한 과정으로 여기는 것이다. 못한 것도 과정, 그걸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도 과정 그리고 어색하게 웃으면서 넘어가는 것도 한 과정이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이 이렇게 매너리즘의 한 요소가 돼 버리면 스크럼은 끝이라고 봐야하고, 데일리 미팅은 그저 시간 때우기에 불과하다.
우리가 보는 스크럼 책(애자일 관리서 포함)에는 이런 경우가 없다. 모든 참여자는 다 능력있고 책임감이 넘치며 자신의 무능력과 실수를 부끄럽게 여긴다. 그래서 그들의 스크럼에는 실패가 없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처음에는 분명히 자신의 실패를 부끄럽게 여기지만 실패가 반복되면 더 이상 숨길 것도 없고 부끄러울 것도 없다. 그리고 그 과정을 바라보고 있는 동료들에게도 면죄부를 대량으로 발행하게 된다.
팀장(스크럼 마스터든 PM이든 뭐라고 부르든간에)이라면 이러한 과정의 진행을 그냥 바라보고 있어서는 안된다. 실패는 부끄러운 일이고 팀에 큰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팀원들에게 주입 시켜야한다. 물론 이게 너무 공개적이 되면 비난이 되니 그 정도도 관리가 필요하긴하다.
